Culture

사람들이 본인 항문에 햇볕을 쬐고 있는 독특한 이유

일부는 항문 선탠을 하면 힘이 솟는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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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진: 인터뷰이 제공

식사 중이었다면 미리 사과의 말을 전한다. 회음부는 음부와 항문 사이 부위를 가리킨다. 놀랍게도 이 부위를 한 번에 최소 3분씩 선탠하면 햇살 아래 산책과 같은 ‘재충전’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인기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엔 회음부 선탠을 뜻하는 태그 ‘#perineumsunning’을 넣은 게시물이 조회수 300만건을 넘겼다. 왜 사람들은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그렇게 많은 사람이 다리를 벌리고 항문에 자외선을 직접 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기이한 유행을 샅샅이 파헤치려고 한다.

회음부 선탠을 주기적으로 즐기는 미국인 틱톡 이용자 ‘아부셰이디’는 “솔직히 밑에 따스한 햇살이 닿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밝혔다. 그는 “경험하지 않고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내 존재가 아래쪽에서부터 따뜻한 햇살로 채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에서 햇살 속에서 요가하다가 회음부 선탠의 기쁨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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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셰이디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머무르면서 요가 매트를 들고 나가 햇살 아래서 나체 요가를 2~3시간씩 했다”고 전했다. 또 “머리로 물구나무서기인 ‘헤드스탠드’나 누워서 양발을 들어 올리는 ‘행복한 아기’ 자세를 취하면 온몸에 햇살을 받는다”며 “선탠하려는 의도라기보다는 ‘자유’를 느끼려는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화상과 같은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다. 선탠해서 화상을 입는 게 아닐까? 아부셰이디는 “피부를 보호하는 생활 습관과 식습관을 지녀 걱정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누군가는 콧방귀를 낄 수도 있겠지만 ‘자기 죗값만큼 화상을 입는다’는 말을 좋아해요. 화상은 첫 번째로 충분히 햇빛에 노출이 되지 않아서 내성이 없어서 입는 거예요. 두 번째로 생활 방식이 나빠서 혈액에 독성이 생겨 자연의 리듬과 어긋나서 입는 거예요. 전 선크림 없이 몇 시간 동안 햇빛을 견딜 수 있도록 먹고 살기 때문에 화상을 안 입죠.”

아부셰이디의 말에 의구심이 들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당신뿐이 아니다. (화상-생활 습관의 연관성은 입증되지 않았다). 이 외에도 해선 안 될 이유는 충분하다.

영국인 의사 카란 라지틱톡을 통해 햇빛에 피부를 드러낼 때 따르는 위험을 경고했다. 그는 영상에서 “똥구멍으로 태양 에너지를 모으지 마라”며 “회음부는 ‘뒷문’과 성기 사이의 아주 얇은 조직이고 감춰져 있는 이유는 생물학적 이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햇빛은 화상과 염증, 피부암 위험을 높인다. 라지 박사는 “선탠은 안전하지 않다”며 “자외선차단제가 없다면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 “회음부 선탠은 더 위험하다”며 “이 부위를 선탠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 이점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많은 이들이 회음부 선탠을 계속한다. 캐나다인 커플 제임스와 첼시는 승합차를 타고 여행하면서 최소 주 1회 회음부 선탠을 한다. 이들은 공동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에 여정을 기록하며 ‘회음부 선탠’을 해시태그로 쓴다. 커플은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를 통해 “오르가슴을 교육하는 팟캐스트에서 이 방법을 배웠다”며 “기회가 있을 때 침대에 누워 바지를 벗은 뒤 다리를 올려 햇살을 만끽한다”고 전했다.

커플은 30초~5분이 최적의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이점이 어마어마하다”며 “모닝커피를 마시는 것처럼 힘이 솟는다”고 설명했다. 또 “재충전되는 느낌도 있다”고 했다. “함께 하면서 성생활에도 도움이 됐어요. 성욕이 올라갔고 서로가 더 편해졌죠. 서로의 자유로운 몸에 훨씬 더 익숙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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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경험자들이 자주 꼽는 이점이 자유로움이다. ‘에너지’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기 몸 안을 잘 느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22세 미국인 재피아는 “요가하다 햇볕이 내리쬐면 선탠한다”며 “자신 그대로 편안해졌다는 것이 큰 이점”이라고 전했다.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발견하더라도 그걸 뛰어넘는 존재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요. 온몸이 햇볕을 쬐면 기분이 정말 좋아지는데 이 에너지를 무시할 이유가 있나요?”

재피아도 검증되지 않는 속설을 믿고 있었다. 그는 “태양은 소독제니 말이 된다”고 주장했다. “항문은 신체 노폐물이 나오는 곳이니까 태양에서 나오는 빛으로 소독해도 되지 않나요? 고환에 햇볕을 쬐면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한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어요.” (편집자의 말: 선탠-남성 호르몬의 관계는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제 자신과 더 가까워진 기분이에요.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세요!”

그는 건강에 해롭다는 사람들에게 말을 전했다. “왜 위험하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네요. 관심이 있다면 잠깐 얘기하고 싶어요. 모든 것에는 위험이 따른다고 말해주고 싶고요. 햇볕을 오래 쬐면 화상 입는 건 다 알아요. 그러니까 조심해서 잠깐만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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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인 커플 제임스(오른쪽)와 첼시

회음부 선탠을 자주 즐기는 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한 가지 확실해진 사실이 있다. 유행을 따르는 대다수는 요가를 하고 있었다. 회음부 선탠은 옷을 벗고 요가를 즐기거나 옷을 벗고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보너스 취미인 셈이었다. 인터뷰이 대부분은 비록 과학적 증거는 없었지만 항문 선탠으로 요가를 마무리했다. 

제임스와 첼시는 속옷이나 수영복을 입지 않고 나체로 회음부 선탠을 해보라고 조언했다. 커플은 “최적의 입문 자세는 등을 땅에 대고 손발을 올리는 ‘행복한 아기’ 자세”라며 “혹은 두 손과 발로 땅을 짚고 엉덩이를 올리는 ‘다운도그' 자세”라고 설명했다. 그 순간 가장 편안하게 느끼고 가장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자세면 된다고 전했다.

의사들은 회음부 선탠을 해선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그곳을 계속 드러내려 한다. 사실 도시인이라면 ‘뒷문’으로 햇빛을 흡수하려다간 체포될 테니 꿈도 꾸기 어려울 거다. 그러니 대부분은 차라리 모닝커피를 마시고 기운을 차리는 편이 최선일 거다.

Elizabeth McCaffer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