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떠난 뇌 없이도 생각하는 신비한 생명체 ‘블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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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가장 신비한 생명체로 불리는 ‘블롭’. 동물도 식물도 곰팡이도 아닌 단세포 유기체다. 아이들이 갖고 노는 끈적끈적한 슬라임과 닮았다. 눈과 입, 위장 기관도 없는데도 먹이를 찾고 소화한다. 두뇌도 없는데 생각하고 결정하고 잠도 잔다. 스스로 학습할 수 있고 미로 찾기도 해낸다. 또 몸을 자유자재로 순식간에 넓힌다. 심지어 지식을 다른 개체에게 전달하는 능력도 있다.

블롭이라는 이름은 1958년에 개봉한 미국 영화 ‘블롭’에 등장하는 괴생명체의 이름에서 따왔다. 한국어로 말하자면 황색망사점균이다. 노란색을 지닌 균의 일종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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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민간 항공우주 기업 노스럽그러먼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상업용 화물선에 이 블롭을 비롯한 화물을 실어 우주 공간인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냈다.

프랑스국립우주센터(CNES)와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유럽우주국(ESA)이 이 기업과 협력해 공동 기획한 이번 실험의 목표는 우주의 미세 중력이 블롭이 좋아하는 음식 귀리와 주변 환경에 관한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하는 거다.

우주비행사들은 블롭이 ISS에 도착하면 물방울을 몇 번 떨어뜨려 잠을 깨워 실험할 예정이다. 한편 지구에서 학교를 다니는 10~18세 학생들은 같은 블롭 실험을 진행한 뒤에 나온 결과를 우주에서 나온 결과와 비교할 계획이다.

CNRS의 책임 연구원 오드레 뒤쉬투르 박사는 블롭의 반응을 7일 이상 관찰하고 기간이 지나면 블롭을 그 상태로 ISS에 남겨둘 거라고 설명했다.

블롭이 우주에서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알아내는 것 말고도 목표가 하나 더 있다. 학생들에게 우주 연구를 직접 보여주는 거다.

뒤쉬투르 박사는 기자회견에서 “점균이 우주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려고 한다”며 “또 학생들을 재밌는 과학 실험에 동참하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CNES의 교육부장 에벨린 코르티야드 마르슈는 보도자료를 통해 “실험은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특별한 경험”이라며 “더 관심을 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궤도 위에서 진행될 실험은 이뿐이 아니다.

연구진은 달이나 행성의 토양 등을 이용해 3D프린트를 가동하는 시험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미세 중력을 통해 근육감소증과 치료법을 연구하는 실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게 인간이 ISS를 운영한지 23주년을 맞는 올해에 진행하는 최신 우주 실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