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nabis

대마 성분에서 코로나19 예방 효과 발견한 과학자와 문답

과학자가 대마 성분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설명했다.
대마, 연구, 마리화나, 헴프, 코로나19
미국 오리건주립대학 리처드 밴브리드멘 의화학과 교수(왼쪽)와 대마. 사진: 오리건주립대학 제공, 빌 클라크/ 게티이미지

미국 연구진이 뜻밖의 식물에서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발견했다. 그 식물은 대마다.

연구진은 지난 10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내추럴 프로덕츠’를 통해 대마에 있는 세 가지 성분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의 세포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차단해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세 성분은 취한 기분을 유발하는 오락용 대마의 주요 성분과 다른 물질이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 이상 이어지는 상황에서 예방에 효과가 있는 물질이 발견된 거다. 하지만 국가마다 대마에 대한 규제가 달라 실제로 예방에 쓰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대마에 대한 규제로 연구되지 못한 일부 성분의 효능을 확인해야 하는 숙제도 남았다.

VICE는 논문의 수석 연구원인 오리건주립대 리처드 밴브리드멘 의화학과 교수와 대마를 코로나19 예방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두고 대화를 나눴다.

VICE: 연구의 핵심 결과를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리처드 밴브리드멘:
항상 의학적 가치가 있는 천연물을 발견하는 데 관심이 있었어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하지 못하게 하거나 바이러스의 자기 복제 능력을 낮춰 감염을 억제하는 천연물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바이러스가 세포에 들어가는 시점을 주목했죠. 항체가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시점이요.

‘과연 자연에서 만들어진 성분이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에 꼭 맞게 달라붙는다고 해서 세포 감염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연구할 때 풀어야 하는 주요 의문이었어요.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이 단백질 때문에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이거든요.

2020년 처음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연구계획서를 제출했을 때 문제가 있었어요. 심사위원 중 한 명이 작동 원리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죠. 그래서 결국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없었어요. 그래도 저희는 계속 실험을 진행했어요.

결국 대마라는 천연물에서 나오는 분자에 알려지지 않은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분자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감염을 억제하는 능력이 있다는 증거를 찾았죠.

연구진은 서양 승마와 붉은토끼풀, 감초에 더해 헴프종 대마까지 살펴봤어요. 그러다가 대마에서 바이러스 표면 단백질에 부착성이 높은 세 성분을 발견했어요.

세 성분은 칸나비디올산(CBD-A)과 칸나비게롤산(CBG-A),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산(THC-A)이에요. 나아가 한 성분만 사용할 때보다 섞어 사용했을 때 더 큰 효과를 낸다는 것까지 알아냈어요. 이를 통해 식물의 복합추출물을 함유한 식이보조제가 때로 일반적인 단일 성분의 약보다 나을 때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죠.

THC-A에 대한 규제로 실험에 난관이 있었나요?
맞습니다. (후보 성분을 찾기 위해) 대마 추출물을 검사했을 때 THC-A도 발견했어요. 학내 규칙 때문에 THC-A 성분을 정제하거나 실험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지 못했어요. THC-A에 열을 가하면 산이 떨어지면서 정신활성 물질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로 바뀌거든요. 하지만 THC-A는 THC와 달리 정신활성 효과가 없어요.

대마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 게 좋을까요?
알약이나 오일, 젤리 같은 식이보조제의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모임이 끝나고 난 뒤에 친구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말하면 모두 감염을 걱정하잖아요. 이때가 예방용 식이보조제를 섭취하는 시기예요. 하지만 위중증 환자의 치료제로는 권하지 않아요. 이 경우에는 바이러스의 활동을 멈추게 하는 다른 치료법이 함께 필요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바이러스가 약한 활성 상태라면 효과적인 예방 조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오락용으로 대마를 피워도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되나요?
연구진이 헴프종 대마에서 추출한 활성 성분은 CBD-A와 CBG-A, THC-A예요. 여기서 A는 산 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을 뜻해요. 이건 간단한 열 처리로 없어질 수 있어요. 이 성분이 들어간 헴프 제품을 피우면 열이 가해져 CBD-A는 CBD, CBG-A는 CBG, THC-A는 THC로 바뀌죠. 그래서 열을 가하는 방식 대신 경구 투여를 권장해요.

이런 성분을 말아서 피우면 경구 투여 같은 효과가 없는거죠?
저희는 효과가 확실히 줄어든다고 봐요. 열을 가했을 때 성분의 전환 과정이 얼마나 빠른지, 몇 도에서 전환이 발생하는지에 관한 실험은 아직 진행하지 못했지만요.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CBD-A는 열이 가해지면 불안정해진다는 거죠.

캐나다 워털루대의 연구를 보면 CBD를 섭취하면 CBD-A와 달리 인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을 도와준다고 해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말씀하신 논문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어요. 하지만 대마의 칸나비노이드 중 일부 성분이 항염 작용을 한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어요. 일부 코로나19 환자는 과한 염증을 유발하는 면역 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겪어요. 이런 환자는 염증을 줄이는 치료가 중요하죠. 그런 점에서 보면 CBD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NIH에서 연구비 지원을 거절당했다고 하셨어요. 대마 추출물이 들어간 약이나 대마 연구에 관한 법률 체계는 어떠한지 말해주실 수 있나요?
미국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대마에 대해 각기 다른 법을 만들면 문제가 항상 생겨요. 대마의 사용법과 연구 자격뿐 아니라 개인적인 사용을 두고도 법이 매해 바뀌어요. 현재는 농무부가 헴프 재배를 허가한 상태죠. 오리건주립대에는 헴프 제품 개발을 돕는 연구 센터가 있어 섬유부터 건축 자재, 가축 사료, 의료용 등 모든 종류의 활용을 다뤄요. 연구진은 대마의 의료 효과에 관심이 있죠. 청소년 뇌전증(간질) 치료에 승인된 제품도 있고요. 대마는 생각보다 복잡한 식물이에요. 헴프에서 더 많은 약이 개발될 것이라고 봐요. 연구진이 이번 연구를 통해 이미 몇 가지를 찾아낸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연방정부 차원에서 합법화되면 새로운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보나요?
물론이죠. 헴프는 다른 천연물에 없는 독특한 성분이 있는 신기한 식물이에요. 생체에 흡수 가능한 성분도 풍부하고요. 실험실에서 연구하다 보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사람이 섭취하면 혈액에 도달하지 못해 효과가 없는 성분을 종종 발견해요. 하지만 헴프의 많은 성분은 인체에서 활성 상태죠. 헴프를 경구 투여나 흡입, 피부 패치(경피흡수제)의 방법으로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바꿔 말해 헴프는 생체에서 활성이 가능한 성분이 특이하게 많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인간의 혈액에 도달해 효과를 낼 수가 있는 것이죠. 또 인체에 안전하기까지 하고요.

연구가 대마와 바이러스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연구비 신청 결과에 대한 답으로 분자가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한다는 사실을 증명했어요. 그것 자체로 중요한 과학적 발견이라고 생각해요. 또 헴프에서 발견한 성분이 적어도 실험실에서 배양된 세포 수준에서는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죠. 앞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해 경구 투여로 복용할 때 적정 용량을 알아내고 싶어요. 하루에 얼마나 복용해야 하고 바이러스 감염이나 전파를 막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요. 헴프 추출물을 활용해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아프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박사님 연구에 대한 반응을 찾아보신 적이 있나요?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확인하려고 최선을 다해요. 하지만 아직 반응을 찾아보지는 않았어요. 우리 연구가 이렇게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다고 하니까 기분이 정말 좋네요. 당연히 이런 반응은 저희가 바라던 거니까요. 모두 좋아해주셔서 다행이에요.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다음에는 NIH 연구비 제안서가 승인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