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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무원이 브리핑할 때 사람들이 귀만 쳐다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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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무원이 공식 석상에서 명품 귀걸이를 착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곤욕을 치렀다.

네이멍구(내몽골) 주도 후허하오터의 공무원인 56세 리샤오리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 브리핑에 등장해 당국의 방역 활동을 설명했다. 리는 당국이 코로나19 환자의 침구를 폐기하고 냉장고에 있는 음식을 의료 폐기물로 처리했다고 전했다. 사실 브리핑은 다소 평범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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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은 브리핑 내용 때문에 일어나지 않았다. 공무원이 하고 있던 화려한 귀걸이 때문에 일어났다. 리는 4000달러(약 560만원)인 프랑스 명품 반클리프 아펠로 보이는 귀걸이를 하고 있었다.

리의 귀걸이는 바로 대중의 관심을 차지했다. 지난 1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검색 순위에도 올랐다. 관련 해시태그가 들어간 게시물들은 조회수 260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귀걸이가 진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고위 공무원의 월급이 9000위안(약 174만원)이라는 점을 들어 급여로 귀걸이를 어떻게 샀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고위 공무원이 받는 월급을 받는다고 쳐도 귀걸이 가격의 3분의 1도 안 되기 때문이다.

또 공무원이 화려한 복장을 입는 것 자체가 적절한 처사가 아니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언론의 질문에 대응해 감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리의 복장이 아니라 주민과의 괴리가 분노를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네이멍구는 중국의 극빈곤 지역 중 하나다. 특히 후허하오터 주민들은 지난 10월 초부터 반복적으로 시행된 봉쇄 조치 때문에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음식값이 치솟고 생필품 공급이 부족하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 다른 웨이보 사용자는 리와 후허하오터 주민들의 대조되는 모습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불평을 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법뿐”이라고 적었다.

공무원이 사치로 논란에 휩싸인 건 처음이 아니다. 후난성 공무원은 지난해 프랑스 명품 에르메스 벨트를 착용한 혐의로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알고 보니 140위안(약 2만7천원) 정도 가격밖에 하지 않는 가품을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산시성 공무원은 2013년 고가 시계 최소 11개를 착용한 사진이 퍼지면서 수사받았다. 그는 결국 뇌물 수수와 출처를 알 수 없는 자산 증식 혐의로 징역 14년형을 선고받았다.

중국이 아닌 타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훈 센 캄보디아 총리는 최근 명품 브랜드 파텍 필립의 시계를 착용해 논란에 휩싸였다. 시계는 100만달러(약 14억원)에 달했다. 반면 센 총리가 공무원 신분으로 받는 월급은 2500달러(약 350만원) 정도였다. 정부 대변인은 시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합법적으로 취득한 시계라고 해명했다.

Rachel Ch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