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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를 ‘자위 기구’로 성욕 해소하는 원숭이 발견

“유인원이 자위하는 건 흔하지만 이 과정 중 기구를 쓰는 건 매우 드물다.”
Koh Ewe
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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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꼬리원숭이. 사진: 가브리엘 보이스

긴꼬리원숭이는 인도네시아의 대표 볼거리다. 특히 발리의 ‘우붓 원숭이 숲’에 서식하는 원숭이 수백마리는 푸른 숲을 어슬렁거리면서 음식을 받아먹고 그 답례로 관광객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여기 원숭이는 보호구역에서 살다 보니 야생 원숭이보다 훨씬 여유롭다. 그래서 돌멩이를 갖고 놀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한 연구진이 최근 이 원숭이들이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자위 기구’로 돌멩이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 4일 이런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동물행동학’에 발표했다. 원숭이가 돌멩이로 놀이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돌멩이를 물거나 모으는 놀이가 있었다. 하지만 상상하기 어려운 놀이도 있었다. 연구진은 2016~2019년 수집한 영상을 통해 보호구역 내 원숭이가 돌멩이로 성기를 두드리거나 문지르는 행동을 하는 것을 수백 차례 확인했다. 암컷과 수컷 모두 비슷한 행동을 보였고 둘 다 성적으로 흥분한 것처럼 보였다.

수컷은 발기한 상태에서 돌멩이로 성기를 더 자주, 더 오랫동안 두드리거나 문질렀다. 하지만 그렇게 돌멩이로 성기를 문지르면서도 정액을 배출하지는 않았다.

논문의 공동저자 캐나다 레스브리지대학 카밀라 체니 연구원은 VICE와 인터뷰에서 유인원이 자위하는 건 흔하지만 이 과정 중 기구를 사용하는 건 매우 드물다고 밝혔다. 

그는 “완벽한 이유를 대긴 어렵지만 정말 느낌이 좋아서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돌을 성기에 문지르면 촉각 자극 때문에 쾌감을 느껴서 멈출 이유가 없다”고 해석했다.

연구진은 자위의 명백한 증거를 수컷에선 쉽게 확인했지만 암컷에선 그렇지 못했다. 돌로 성기를 만지거나 두드리기는 했지만 왜 그러는지 알아내긴 쉽지 않았다.

체니는 “암컷은 성적 흥분을 드러내는 명백한 표시가 없어 알아내기 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암컷은 성기를 자극할 돌을 고를 때 뾰족하거나 거친 돌로 신중히 골랐다.

일본원숭이도 돌을 갖고 노는 건 마찬가지다. 이 행위는 같은 종으로 구성된 특정 원숭이 무리 안에서 전해진 문화로 여겨진다. 체니는 “발리의 원숭이 사이에서 돌 놀이는 흔하다”며 “그렇게 돌로 놀다가 자위를 시작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원숭이가 돌을 갖고 놀 때 자세히 보고 있으면 행위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동남아시아가 고향인 긴꼬리원숭이는 서식지가 대개 인간의 생활 공간과도 겹친다. 

원숭이들은 발리에서 관광객의 물건을 빼앗고 돌려주는 대가로 음식을 요구하는 방법을 익혔을 정도로 똑똑하다고 알려져 있다. ‘상게 원숭이 숲’에 살던 원숭이들은 팬데믹 기간 관광객이 줄면서 식량이 부족해지자 보호구역을 벗어나 민가를 급습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민가에 가까이 있는 ‘우붓 원숭이 숲’의 원숭이들은 관리 직원이 적어도 하루에 3번 과일과 야채를 챙겨준다고 전했다. 체니는 원숭이가 돌 놀이를 하는 이유가 식량 확보와 관련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 원숭이는 식량 확보에 문제가 없다.

연구진은 이곳에서 돌로 자위하는 원숭이는 잘 먹고 영양 상태가 좋았다고 전했다.

체니는 “배급해주니 시간이 많아 돌 놀이를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하지만 늘어난 자유 시간이 이런 행위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건 아니다”고 전했다. 또 “이 행위를 처음 한 원숭이를 알 수 없으니 다른 원인을 콕 집어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Koh Ew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