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른 자세로 앉아 있는가? 먼저 이런 궁금증이 들지 모른다. 바른 자세로 앉는 건 무엇이고 그렇지 않은 건 무엇인가? 터무니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지금부터 바른 자세로 앉는 방법을 소개한다. 미국 텍사스주의 정형외과 전문의 바버라 버긴 박사는 바른 자세로 앉는 방법을 ‘남자처럼 앉기’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이걸 줄여서 ‘슬램(SLAM·Sit Like A Man)’이라고 불렀다.
버긴 박사는 보통 소형차를 타고 출근했다. 어느 날 대형 트럭을 타고 출근길에 올랐는데 평상시 골반과 다리 사이의 뼈인 고관절 통증이 모조리 사라진 걸 느꼈다. 소형차를 타면 좌석이 좁아 과거 고상한 숙녀가 그랬던 것처럼 무릎을 딱 붙이고 앉아야 한다. 그런 자세가 통증을 유발했던 거다. 버긴 박사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신체적 특성상 여성이 남성보다 골반이 넓다”며 “엉덩이 너비보다 더 좁게 무릎을 모으면 골반과 무릎 사이 넙다리뼈가 안쪽으로 비틀어지면서 근골격계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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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은 남자처럼 다리를 살짝 벌린 채 앉는 거다. 사실 남녀를 막론하고 다리를 쫙 벌리고 앉는 사람은 많다. 또 다리와 엉덩이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자세에 굳이 ‘남자처럼 앉기’라고 특정 성별을 붙이는 건 불합리해 보이기도 한다. 버긴 박사는 남자처럼 앉기가 다리를 쫙 벌리면서 앉기와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환자들이 남자처럼 앉아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쩍벌 자세를 해야 하느냐’고 자주 물어본다”며 “그러면 그건 너무 많이 벌린 거라고 말해준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바른 자세로 앉는 방법은 다리를 시계 11시와 1시 방향으로 두고 허벅지 바깥쪽에 힘을 뺀 채 무릎을 떨어뜨려 놓은 자세”라고 덧붙였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을 그려봤다.
‘남자처럼 앉기’를 2시간 동안 해봤고 아직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다리를 벌리고 앉아서 자신감이 훨씬 넘치는 사람처럼 보이기는 하는 것 같다. 정형외과 의사인 버긴 박사를 믿고 이 자세로 앉는 것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사실 가장 좋은 건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거다. 하지만 현대인은 보통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 사람들은 ‘앉아 있기가 흡연보다 나쁘다’는 말을 이제 하지 않는다. 아마 과장이 섞여서 그럴 거다. 하지만 오래 앉아 있으면 여러 건강 문제가 생기는 건 사실이다. 오래 앉아 있으면 생기는 건 관절 통증뿐이 아니다. 심장 질환, 당뇨병, 비만, 고혈압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물론 다리를 벌리고 앉는다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떤 자세로든 오래 앉아 있는 건 건강에 좋지 않다. 영국 미래학자 윌리엄 하이엄이 선보인 20년 뒤 직장인의 모형도 거북목에 허리가 굽었다. 하이엄은 이 모형을 통해 현대인이 장시간 앉아 있는 경우 생기는 변화를 경고했다. 어쩌면 가장 좋은 자세는 서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본 기사의 출처는 VICE US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