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성들이 가짜 배와 가슴을 달고 돌아다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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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당의 남성 정치인 3명이 최근 이틀간 무거운 임산부 체험 조끼를 입고 출근했다. 임산부 조끼는 무게가 7.3kg였고 볼록한 배와 가슴 모양이었다.

정치인들은 임산부 조끼를 입고 출근하고 쇼핑하고 집안일까지 모든 활동을 해야 했다. 정부의 총회 참석 때만 조끼를 잠깐 벗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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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은 하루 체험 뒤에 “앉고 일어나고 뒤돌아서는 모든 동작이 고통”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남성은 “정말 무겁다”고 하소연했다.

이 체험은 여성 정치인 스즈키 다카코가 남성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임산부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했다. 스즈키는 교도통신에 “정치인들이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험을 기획했다”고 전했다.

임신한 여성은 세계 어디서나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유독 어려움이 심하다. 임산부가 직장 내에서 괴롭힘이나 차별을 당한다는 뜻의 ‘마타하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오사카에 사는 6개월 아들을 둔 나카무라 리에. 그는 VICE와 인터뷰에서 “임신 초에 입덧이 심하고 유산 가능성 때문에 걱정했지만 상사에게 말하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회사 내에서 입지가 불안정해 아파도 참아야 했다”며 “남성 동료들이 임신했다고 놀리거나 고의로 부딪히는 등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일부 여성들은 남성 중심인 일본 정부가 여성의 요구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체험 조끼를 입은 정치인 오구라 마사노부는 트위터에 “임산부가 겪는 다양한 고통을 경험하고 상상하면 일부라도 덜어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30대 직업상담사 니하라 아사코는 VICE와 인터뷰에서 “정치인들이 임산부를 지원하거나 현행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행동하지 않으면 이번 체험이 ‘쇼’나 다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에는 제대로 먹지 못하고 더 나은 지원이 필요한 임산부가 정말 많다”며 “정치인들이 체험에만 참여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끼가 실제 임산부들의 고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나카무라는 “임신하면 입덧과 복부 체중 증가뿐 아니라 만성 질환, 잦은 배뇨, 골반 통증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년 전에 아이를 낳았는데 출산은 엄청난 고통과 함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남성 정치인들이 출산과 산후 돌봄, 육아, 경력 단절, 성차별, 여성 빈곤 문제를 다루는 정책을 제정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이런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한 적이 없으며 다른 국가와 비교해 뒤처져 있다”고 덧붙였다.

Hanako Montgom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