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방탄소년단 그려진 광고판 ‘동성애 조장’ 이유로 철거

파키스탄 정치인은 BTS가 ‘동성애를 조장’한다고 생각한다.
Rimal Farrukh
Islamabad, PK
방탄소년단, BTS, 파키스탄, 동성애, 게이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의 생일 기념 옥외 광고판이 게시된 건물(왼쪽)과 철거 조치 이후 건물. 사진: 돈이미지(Dawn Images)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의 사진이 파키스탄 시내의 옥외 광고판에 걸렸다가 동성애를 조장하고 악영향을 끼친다는 황당한 이유로 철거되는 일이 벌어졌다.

파키스탄의 한 BTS 열성팬은 지난 1일 정국의 생일을 기념해 펀자브주 구지란왈라 번화가 건물에 그의 얼굴과 ‘24번째 생일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실은 광고판을 올렸다. 또 지역의 이름과 BTS의 팬덤 이름을 뜻하는 ‘아미(ARMY)’를 새겼다.

하지만 이 광고판은 몇 시간이 안 돼 철거됐다. 지역의 정치인이자 이슬람 정당의 당원이 페이스북에서 사진을 보고 내리게 한 것이다. 정치인 푸콴 아지즈 부트는 VICE와 인터뷰에서 “많은 이들에게 항의를 받았다”며 “이 일로 큰 소동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광고

이어 “이 그룹은 젊은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동성애를 조장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광고판에 브랜드 이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물건을 판매하는 것도 아닌데 대체 왜 이런 것을 올린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광고판을 게시한 사람이 자신을 ‘구지란왈라 아미(ARMY)’라고 칭했는데 파키스탄의 군대(Army)는 오직 하나일 뿐입니다.”

파키스탄에서 케이팝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이 문화에 낯선 이들은 현지 남성 외모의 기준과 많이 다른 케이팝 가수들의 외모와 패션을 보고 여성적이라고 조롱하곤 한다.

이슬라마바드에 사는 학생이자 BTS 팬인 자니밥 자만은 “어른들은 케이팝 가수들이 너무 말랐고 여성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얼굴에 화장하는 것도 문제삼는다”고 전했다.

이 지역의 팬들은 광고판이 철거되자 트위터에서 분노와 실망을 격정적으로 표출했다.

파키스탄의 아미가 정말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건 현지 일부 사람들이 지닌 편견이었다.

자만은 “파키스탄의 BTS 팬들은 구지란왈라 사건으로 기분이 몹시 상했다”고 전했다.

“정치인이 대뜸 나와 BTS가 동성애를 조장하고 천박함을 퍼뜨리고 있다고 합니다. BTS는 가사에 천박한 말을 쓴 적이 없습니다. 항상 자신을 사랑하고 행복하라고 합니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파키스탄의 이미지를 망가뜨리고 있는지 모르는 걸까요?”

Rimal Farru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