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 우주, 은하수, 밀키웨이, 안드로메다
‘소금 길’. 사진: 알렉시스 트리고/ 캡처디아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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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고 많은 은하 중에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은하

40억년 뒤 안드로메다 은하에 먹힐 수 있는 우리 은하를 기억하다.

근무 중에 빈둥거리며 스크롤을 내리고 있는가. 어쩌면 지금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을 멍하니 보고 있던 중일지도 모르겠다. 대부분 사람은 기후 위기로 지구 종말이 올 수 있다는 뉴스 보도 시청보다는 재미있는 영상이나 사진을 보는 편을 선호한다. 그런데 생각 없이 스크롤을 내리는 것보다도 더 의미 있고 흥미로운 취미가 있다. 우리가 사는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의 신비로운 사진을 살펴보는 거다.

우리 은하는 매우 신비롭다. 다른 은하에서 별을 훔치기도 하고 불가사의한 이유로 비틀리기도 한다. 또 40억년 뒤면 안드로메다 은하와 충돌할 예정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전까진 아름다운 장면을 뽐낼 거다.

여행 전문 블로그 캡처디아틀라스는 매해 우리 은하의 사진 중 25장을 선별해 공개한다. 5월은 우리 은하를 관찰하기 가장 좋은 시기다. 북반구면 2~10월, 남반구면 1~11월이다. 올해의 작품은 이집트와 스페인, 일본, 미국 등 12개국에서 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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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 앨빈 우, 티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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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앨빈 우/ 캡처디아틀라스

이 사진은 티베트의 고도 5070m에서 촬영됐다. 얼어붙은 겨울 호수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작가 앨빈 우는 “밤에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지면 얼음 깨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이 마법 같은 밤 나들이를 별들이 동행해줘 매우 행복했다”고 밝혔다.

‘우리 은하 밝히기’, 허진이, 중국 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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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허진이/ 캡처디아틀라스

이 은하는 사람이 살거나 다니지 않는 중국 신장의 다하이다오 사막에서 촬영됐다. 이 지역엔 거센 바람과 궃은 날씨로 땅이 침식되면서 독특한 언덕(야르당)이 생겼다.

‘비밀’, 마틴 자잭,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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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마틴 자잭 /캡처디아틀라스

원주민은 수천년 전 화산암 표면에 암각화를 새겼다. 어두운 표면을 조금씩 깎아냈다. 안쪽에 가려져 있던 밝은 부위를 점점 드러내는 방식으로 동물과 기하학무늬를 그렸다. 사진작가 마틴 자잭은 “이 사진은 하늘을 바라보는 각도로 촬영했다”며 “덕분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에라네바다산맥과 밤하늘을 동시에 담았다”고 전했다.

‘산 너머 겨울 하늘’, 토마시 슬로빈스키, 슬로바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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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마시 슬로빈스키/ 캡처디아틀라스

사진의 우리 은하는 슬로바키아의 니스케타트리산맥 위에 아치형으로 뻗어져 있다. 영하 14도까지 떨어졌던 지역이다. 우리 은하를 겨울에 보면 잘 안 보인다. 선명하게 빛나는 별이 덜 보이기 때문이다. 또 맨눈으로는 볼 수 없는 천체가 있기 때문이다.

사진작가 토마스 슬로빈스키는 “특수 천체망원경을 통해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며 “이를 포착하기 위해 특수한 에이치(H)-알파 필터를 사용해 작품을 촬영했다”고 전했다. 작가 본인도 화성과 플레이아데스, 히아데스성단 사이에 모습을 드러냈다.

‘피너클스 사막 위로 뻗은 우리 은하’, 트레버 돕슨,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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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트레버 돕슨/ 캡처디아틀라스

이 파노라마 사진은 호주 서부 퍼스에서 두 시간 거리의 피너클스 사막에서 촬영됐다. 놀랍게도 사진 124장을 합쳐 만든 결과물이다. 사진작가 트레버 돕슨은 “피너클스 사막은 천체를 촬영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라며 “이 지역엔 석회암 기둥 수천개가 널려있어 가능한 사진 구도가 무한하다”고 전했다. 작가가 끊임없이 이곳을 찾는 이유다.

‘라벤더의 집’, 벤자민 바카라트,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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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벤자민 바카라트/ 캡처디아틀라스

사진작가 벤자민 바카라트는 “지난여름 프랑스 발랑솔에서 우리 은하를 촬영했다”며 “라벤더밭의 향이나 분위기가 비현실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밤중에 서 있으니 무척 행복했고 벌이 잠든 시간이라 쏘일 걱정을 할 필요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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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가는 길’, 호세 마누엘 갈반 랑헬,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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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호세 마누엘 갈반 랑헬/ 캡처디아틀라스

천체사진작가들은 천체 사진을 얻기 위해 스페인의 엑스트레마두라를 자주 찾는다. 이 지역은 환경오염과 빛 공해가 모두 없어 천체 사진을 촬영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사진작가 호세 마누엘 갈반 랑헬은 엑스트레마두라을 ‘지상의 천국’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엑스트레마두라 남서부 ‘살바티에라 디 로스 바로스’라는 작은 마을에서 촬영했다”며 “세상 사람들 대부분은 들어본 적도 없는 마을인데 개인 소유의 거대한 성이 별 수백만개의 빛을 받으며 15세기부터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집트의 밤’, 버락 에센베이, 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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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버락 에센베이/ 캡처디아틀라스

이집트 카이로에서 서쪽으로 5시간 이동하면 촬영에 최적인 모래 언덕과 암석이 있다.

사진작가 버락 에센베이는 이라크를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이 사진을 건졌다. 그는 “독특한 모양의 암석 때문에 흥미로운 구도가 나왔다”며 “보틀 스케일(가장 어두운 단위 1부터 가장 밝은 9까지 분류해 밤하늘의 밝기를 측정하는 기준) 1~2 정도로 매우 어두운 하늘 아래 드넓은 자연 속에서 이 하얀 암석에 집중해 촬영했다”고 전했다. 보틀 스케일이 1일 때 별 같은 천체들이 잘 보여 사진을 촬영하기에 이상적이다.

‘만가르트 고갯길의 페르세우스 유성우’, 우로시 핀크, 슬로베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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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우로시 핀크/ 캡처디아틀라스

사진작가 우로시 핀크는 “자연을 사랑한다”며 “평화로운 침묵이 흐르고 별로 수 놓인 하늘을 볼 수 있는 곳에 있으면 자유로움과 더불어 초라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6개월 전부터 친구와 슬로베니아 만가르트 고갯길을 촬영하려고 계획했다. 하지만 막상 밤이 깊어지자 하늘에 구름이 끼었다. 그는 “그러다 유성우가 나타났다”며 “유성우 덕분에 하늘이 밝아졌다”고 회상했다. “야경 촬영을 할 때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재미있어요. 뜻밖의 일이 온 하늘에 일어나고 있죠. 적당한 시간과 장소에 있기만 하면 돼요. 이런 경험을 하면 절대 실망할 일이 없어요.”

‘가와구치 호수 너머의 후지산과 우리 은하’, 유키 다케모치,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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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키 다케모치/ 캡처디아틀라스

사진작가 유키 다케모치는 오전 3시에 일본 야마나현에서 지금 보는 사진을 촬영했다. 그는 “봄에는 오직 이때만 후지산과 우리 은하가 담긴 야경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며 “겨울에는 도로가 눈으로 덮여 이동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여름에 날이 풀리면 우리 은하가 서쪽으로 올라가 프레임에서 벗어난다”며 “조명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고 한 장면을 여러 노출값으로 밤새 촬영했다”고 밝혔다. 

Jaishree Kum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