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살집이 있었다. 성생활을 시작하면서 살을 감추려고 했다. 그래서 처음 몇 번은 남자친구의 펑퍼짐한 후드티를 입고 잠자리했다. 16살이던 2009년에 100 사이즈 옷을 입었다.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운동이 유행하기 훨씬 전이었다.
현재는 28살로 105 사이즈를 입는다. 몸집이 커지며 맞는 사람을 찾기 힘들어졌다. 체형이 달라지면서 만나는 사람도 달라졌다. 당연히 그에 따라 성생활도 변했다.
Videos by VICE
비슷한 체형의 상대를 만나면 배를 맞대고 몸을 부여잡은 채로 두꺼운 살집을 은밀히 즐기는 방법을 서로 안다. 하지만 살찐 여성과 성관계를 맺어본 경험이 없고 상대의 기호를 모르는 사람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를 수 있다.
일단 새로운 사람과 만나기 전에 체형을 밝혀야 한다. 나 같은 경우는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범블에 전신사진을 몇 장 올리고 소개란에 ‘배 나온 이쁜이’라고 적는다. 그러고 나서도 “뚱뚱한 여성을 좋아한 지 얼마나 오래됐나요?”라고 꼭 묻는다.
‘한 번도 원한 적 없다’부터 ‘원래 내 취향이다’, ‘뚱뚱한지도 몰랐다’까지 대답은 다양하다. 사실 가장 모욕적인 답변은 3번이다. 내 덩치가 본인의 2배는 될 텐데 모른다니.
사실 가끔은 뚱뚱한 여성을 성적으로 좋아하는 페티시가 있는 사람을 일부러 만난다. 이들이 날 아름다운 여신처럼 대해준다. 보통 살찐 사람을 혐오하지 않는지 확인한다.
뚱뚱한 여성과 만남이 처음인 이들을 위해 조언을 공유하려고 한다.
뱃살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살찐 여성 모두 아랫배가 사람을 가장 기죽이는 부위라고 생각한다. 나조차도 평소에 아랫배를 오래 만지지 않아서 가끔 거기 달린 살을 보고 놀란다. 하지만 관계 중에 배를 만지지 않으려고 너무 애쓰면 오히려 배의 존재가 도드라진다. 컵케이크를 먹다 체리 하나를 옆에 빼놓는다고 해서 원래 있던 체리가 없던 게 되는 건 아닌 것처럼.
사랑을 나눌 거면 모든 부위와 사랑을 나누는 게 좋다. 가장 흥분했던 섹스는 상대가 아랫배를 어루만져 주고 거기에 키스하고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줬을 때였다. 나체로 누운 풍만한 여성의 몸을 만져보면 그 부드러운 살갗이 얼마나 섹시한지 알게 될 거다.
**마른 여성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기
**‘뚱뚱한 여자랑 해보고 싶었어’나 ‘마른 여자보다 굴곡 있는 몸이 좋아’. 남성들은 이 중 어떤 말을 할지 고민한다. 상대의 입술을 보면 알 수 있다. 말하고 싶어 죽겠다는 눈치다. 사실 이런 말이 분위기를 가장 빨리 깬다. 뚱뚱한 여성과 섹스하고 싶다고 해서 전혀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포르노 사이트에 페티시 영상이 많다는 것만 봐도 이런 사람이 흔하다고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체형 때문에 끌린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지 않다.
자신의 페티시를 위해 섹스한다면 상대에게 미리 알려주는 게 최소한의 예의다. 정말 많은 플러스사이즈 여성이 페티시 대상으로만 취급받고 성적 기행을 강요당한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 뚱뚱한 남성들을 만날 수 있는 연애 사이트 피비를 소개받았다. 하지만 남성과는 만나지도 못했고 컵라면 12개 먹는 사진을 올렸다가 조롱만 받았다. 많이 먹거나 먹일 때 흥분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분명 내 취향이 아니다.
상상력을 발휘해 주변 환경 활용하기
영국 BBC방송이 만든 다큐멘터리 ‘사랑하기에 너무 뚱뚱한 당신(Too Fat For Love)’를 보면 블로그를 운영하는 여성 에마 탬신 힐이 런던의 한 성인용품 가게를 방문한다.
여성은 그곳에서 같이 간 플러스사이즈 친구와 전문가 아테나 메이에게서 조언을 듣는다. 그는 자신의 체중을 지탱하는 방법과 체위를 도와주는 러브 쿠션 이용 방법을 알려준다. 이런 정보를 알고 있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된다. 하지만 상대방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러브 쿠션을 주섬주섬 꺼내는 장면을 목격한다면 곧바로 도망가고 싶을 거다.
베개는 2개 이상 준비하고 러브 쿠션은 살짝 숨겨놨다가 필요하면 꺼내는 편이 낫다. 침대가 약하면 바닥에서 하고 샤워부스에 둘이 들어갈 수 없다면 욕조에서 하면 된다.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기
**남성들은 마른 여성이 여성 상위 체위를 거부하면 ‘귀찮아서 그런가 보다’하며 넘긴다. 그런데 뚱뚱한 여성이 하기 싫다고 하면 ‘올라가도 괜찮다’면서 부추긴다. 그러면서 “네가 올라가도 나 안 찌그러져”라고 말하면 정말 세상이 무너진다.
상대방이 괜찮을 거라는 건 이미 안다. 무너지는 빌딩이나 거대한 바위도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그렇게 말한다는 것부터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넌지시 말하는 것과 같다. 또 불가능해 보이는 생경한 체위를 해보자면서 설득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이제까지 상대보다 내가 원하는 것 위주로 섹스했다.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여자친구가 상위 체위가 싫다고 하면 피곤해서 그렇다고 그냥 이해하면 된다.
**성욕이나 호기심 해소 위해 접근 금지
**우연히 파티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여성이 뚱뚱하다는 이유로 호기심에서 아니면 그냥 한번 해보고 싶어서 말을 걸려고 했다면 그냥 지퍼를 다시 잠그고 집에 가길 바란다. 성욕 충족이나 실험을 해보고 싶다는 이유는 누군가와 섹스하는 좋은 이유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