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남성이 바지 속에 손을 집어넣고 당당하게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거다. 대부분은 이런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란다. 사실 정말 보기 어려운 광경은 아니다. 남성은 왜 성기를 대놓고 만지는 걸까. 한 남성은 글로벌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하루에 얼마나 자주 본인의 성기를 만지느냐는 질문에 23~34번이라고 답했다. 남성 청소년부터 성인 남성까지 모두가 이런 행동을 한다. 이유는 다양하다. 일부는 남성성을 강조하고 싶을 수도 있고 단순히 간지럽기 때문일 수도 있다. 소속감을 느끼고 싶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는 왜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손을 팬티에 집어넣고 돌아다니는 걸까.
아일랜드의 심리치료사 조 라이더는 “소속감은 개인의 웰빙에 중요한 요소”라며 “성기를 만지는 남성은 같은 행동을 하는 집단에 소속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모든 남성은 음경이 남성성을 보여주는 상징이기 때문에 잘 기능하길 바란다”며 “음경을 만지는 행위를 보여주면서 남성성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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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골웨이대학의 연구원 언드라시 콜토 박사는 과학적으로 저강도 신체 접촉을 하면 뇌에서 옥시토신이 분비된다고 전했다. 옥시토신은 유대감을 유발하고 기분을 조절할 수 있는 체내 분비 화학물질이다. 콜토 박사는 “저강도 신체 접촉은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 많은 긍정적인 도움을 준다”며 “불안감 감소도 효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옥시토신은 ‘사랑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애인이 성적으로든 아니든 우리를 어루만질 때 옥시토신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스로 만지는 것도 효과가 있을까? 솔직한 인터뷰를 위해 익명을 요구한 30대 남성 조도 중요 부위를 만지는 남성이다. 조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로 “공공장소에선 중요 부위를 만지지 않는다”며 “영화를 볼 때 무의식적으로 만진다”고 고백했다. 이어 “성적인 목적으로 만지는 건 아니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특별한 ‘애착 담요’를 만질 때처럼 성기를 만진다”고 덧붙였다.
콜토 박사는 조의 말이 사실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성기를 만지는 행동이기 때문에 성적인 의미가 전혀 없진 않다”면서 “다만 자극을 느끼려는 목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보물’이 도둑맞지 않았는지 잽싸게 확인하는 행동에 가깝다고 추측했다. 혹은 단순히 해당 부위에 간지러움을 자주 느껴 만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라이더는 만지는 남성들 간에 소속감을 꼽았다. 무리에 속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셈이다. 콜토 박사는 “심리학자들은 중요 부위 만지기를 불안감을 완화하고자 하는 행위로 본다”며 “통계 자료가 있는 건 아니지만 많은 남성이 중요 부위를 만지면서 논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은 혼자 있거나 남성끼리만 있는 자리에서 이렇게 행동한다.
조도 가랑이 만지기가 손톱 물어뜯기나 손가락 빨기, 흡연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서 하는 행위다. 그는 “밖에서 하고 싶은 적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손을 넣게 되면 어떨까? 29세 남성 론은 “사람들 앞에서 자위행위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라며 “습관이 들어 끊어낼 수 없다”고 고백했다.
콜토 박사는 “심리치료 과정에서 없애기 어려운 버릇으로 고생하는 환자에게 문제 행동이 나올 때 알아차리는 법을 가르친다”며 “나쁜 버릇을 없애는 첫 단계”라고 조언했다.
그는 “어쩌면 남성성에 관한 유해한 관념이 현상의 원인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이어 “어쨌거나 남성 성기와 연관이 있다”며 “특히 남성성에 불안감을 느끼거나 남성적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는 남성은 심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불안감을 완화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성기를 만지게 된다는 의미다.
아일랜드의 30대 공무원 마틴은 ‘그곳’을 마약과 같은 불법 약물을 숨길 때 활용한다. 그래서 중요 부위를 자주 만지게 됐다. 하지만 이와 무관한 이유로도 가랑이를 만진다. 그는 “남성성을 느끼는 행위”라며 “어디에서 하든 심리적으로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중요 부위를 긁건 조몰락거리건 행위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신호가 있는 걸까. 콜토 박사는 “공공장소에서 팬티 속에 손을 넣다가 스스로 알아차린 적이 있다거나 누군가에게 주의받은 적이 있다면 일단 이런 욕구는 정상이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하지만 만지면서 돌아다니는 것과 욕구가 강박으로 변하는 건 괜찮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