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장기 연애 중인데 애인이 정기적으로 자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해보자. 솔직히 처음 알게 됐을 때 기분이 어떤가. 꽤 많은 사람이 기분이 안 좋다고 답할 거다. 보통 애인과 섹스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충분히 못 해서 자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때론 이 이유가 정답일 수 있다. 자위는 분명 섹스를 대체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자위가 섹스를 항상 대체하진 않는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자위 횟수 증가는 오히려 성생활을 활동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연구는 섹스를 많이 할수록 자위를 포함한 모든 성생활 욕구가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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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자위는 섹스를 대체하는 역할일까, 아니면 성생활을 활동적으로 한다는 신호일까. 아니면 두 가지 모두를 의미하는 걸까.
고맙게도 새로운 연구가 그 답을 알려줬다.
연구진은 18세에서 60세 사이의 미국 성인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참가자들에게 최근 2주간 자위 여부와 같은 기간의 섹스 횟수, 만족도를 물어봤다.
놀랍게도 자위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은 전반적으로 섹스 횟수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즉 상대와 같이 성생활을 즐긴 사람과 혼자 즐긴 사람의 상관관계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다른 요인의 작용일 수도 있다. 참가자의 성별이나 섹스의 질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성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던 여성은 섹스를 더 자주 할수록 자위를 더 자주 했다. 다시 말해 성욕을 충족하거나 성욕보다 더 즐기는 여성에게 자위는 보완재 역할을 했다.
평소 불만족한다고 응답했던 여성은 어떨까. 이들은 일주일에 섹스를 전혀 하지 않았든 아니면 서너 번 정도 했든 상관이 없었다. 두 경우 모두 비슷한 횟수로 자위를 했다.
흥미롭게도 남성은 여성의 경우와 달랐다. 평소 성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던 남성은 섹스의 빈도와 크게 상관없이 자위했다. 성생활에 불만족한다고 응답했던 남성은 섹스를 적게 할수록 자위를 더 많이 했다. 이런 남성에게 자위는 대체재 역할을 했다.
남성은 여성보다 자위를 자주 한다고 응답했다. 또 일반적으로 성생활에 불만족한다고 응답했던 사람이 만족한다고 했던 사람들보다 자위를 더 자주 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성생활에 만족하는 남성과 만족하지 못하는 여성은 거의 비슷하게 자위했다. 성생활에 만족하는 남성이 가장 자위를 많이 했고 만족하는 여성이 가장 적게 했다.
그러면 이 연구 결과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첫 번째로 연구 결과는 섹스와 자위의 연관성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바꾼다. 우리 생각보다 둘 사이는 복잡한 관계이다. 단순하게 자위는 섹스의 대체나 보완 역할을 한다고 말하는 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대신에 자위는 사람에 따라 두 역할을 모두 하는 행위라는 걸 알 수 있다.
연구 결과는 또 자위가 섹스의 횟수가 아닌 섹스의 질과 관련이 있다는 걸 알려준다. 얼마나 성생활을 얼마나 하는지는 성욕을 얼마나 충족하고 있는지만큼 중요하지 않다.
또 한 가지 알 수 있는 사실은 남성과 여성에게 자위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는 거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 사실을 성급하게 결론 내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남성이 여성보다 성욕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해야 자위의 의미가 성별에 따라 다르다는 결론 내릴 수 있어서다.
연구진은 이에 비춰볼 때 남성이든 여성이든 성욕이 낮은 사람들에게 자위는 성적 욕구가 충족될 때마다 보완재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남성이든 여성이든 성욕이 높은 사람들에게 자위는 섹스하지 못할 때 성욕을 충족하는 대체재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핵심은 자위가 근본적으로 남성과 여성에게 다른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별을 떠나 성욕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에게는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정리하면 자위와 섹스의 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때론 자위가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고 때론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누린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