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육체적으론 남성, 정신적으론 여성에게 끌린다는 것은

세상에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성적으로는 남자, 정서적으로는 여자, 욕구, 성욕
틱톡 이용자 3명이 성적으론 남성, 정서적으론 여성에게 끌린다는 것을 설명했다. 사진: 루카 하웁트만, 퀸 메이, 스티븐 브런랜드 제공

남성인데 정서적으로는 여성에게 끌리지만, 성적으로는 남성에게 끌리는 사람이 있다.

“성장하면서 저한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또래 남자아이들이 말하는 대로 여성에게 끌리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미국 요리사인 20세 퀸 메이가 말했다.

메이는 VICE와 인터뷰에서 “여성에게 끌리는 건 맞는데 보통 남성이 끌리는 것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친구들이 오해할까 봐 여성의 신체 이야기를 할 때 동조하곤 했다”며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정서적으론 여성에게, 성적으론 남성에게 끌린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잘 알려졌듯이 이성애자는 이성에게 매력을 느낀다. 또 동성애자는 동성에게 매력을 느낀다. 양성애자는 2개 이상의 성에 끌린다. 범성애자는 성에 한계를 두지 않고 매력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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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모든 사람과도 다른 사람이 있다. 일반적으로 성적으로 끌리는 대상과 정서적으로 끌리는 대상이 일치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존재한다. 메이처럼 성적 끌림과 정서적 끌림이 분리된 사람은 존재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많은 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 그동안 겪은 복잡한 감정을 공유한다. 메이가 올린 영상은 조회 수 320만회를 넘겼다.

틱톡에 올린 영상은 불과 몇 초에 불과하다. 하지만 메이가 실제로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인정한 뒤 말로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메이는 “보통 여성과는 유대감을, 남성과는 성욕을 바탕으로 애정 관계를 맺는다”며 “항상 같은 것도 아니라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남성과 여성에게는 성적 끌림과 정서적 끌림을 동시에 느꼈던 적도 있었지만 모든 게 순탄하지는 않았다.

메이는 “선택권이 넓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며 “하지만 여성 대부분이 내가 남성을 사귀었다는 것을 알고 단순히 게이라고 생각해 데이트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일하는 23세 스페인 남성 스티븐 브런랜드도 양성 모두를 만나봤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성별에 따라 상대에게 다른 방식으로 끌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이 주제로 틱톡에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현재 조회 수 29만회를 넘겼다.

그는 “여성과 연애하는 건 부드러운 느낌”이라며 “열정에 따른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치 여자친구이자 가장 친한 친구와 사랑에 빠지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여성과는 어떤 걸 하면 되는지 명확해요. 사회가 정해놓은 규칙대로 하면 되죠.”

그는 “여성과 연애할 땐 안전한 느낌”이라며 “질서와 규칙이 정해져 좋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남성과 데이트하는 경험은 어땠을까. 남성은 여성과 이야기가 완전히 달랐다. 그는 “위험하면서도 재미있고 강렬하다”며 “육체적 끌림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정서적 끌림과 육체적 끌림이 나뉘는 현상은 항상 분명하게 나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브런랜드는 두 가지 모두에서 끌리는 사람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그 사람을 찾을 수 있다고 믿지만 그렇지 못할 가능성을 두고 두려워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자신과 잘 맞는 남성을 찾아보려고 노력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런 성향이 평생 계속될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게 확실해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남성을 만날 때는 여성을 만났을 때 같은 느낌을 못 얻어요. 정서적인 유대감을 못 느껴서인 듯해요. 그래서 사랑한다는 느낌을 주지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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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으론 여성에게 끌리면서 육체적으론 남성에게 끌린다는 것을 인정하긴 어렵다. 영어 교사 27세 독일 남성 루카 하웁트만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건 마찬가지였다.

하웁트만은 “제가 이성애자 여성인 줄 알았다가 나중엔 양성애자 여성인 줄 알았다”며 “여성으로서 남성과 데이트하니 이상하게 느껴져 데이트는 여성이랑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내가 트랜스젠더라는 걸 알게 됐다”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스스로 남성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고 지금은 남성이랑 데이트를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양성에 매력을 느꼈는데 최근에서야 다른 끌림을 느낀다는 걸 알았다”고 전했다.

“남성에게는 육체적으로만, 여성에게는 정서적으로만 끌리는 건 아니에요. 이건 새로운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그래요. 보통 여성을 처음 만나면 정서적인 끌림을 먼저 느끼고 나서 육체적인 끌림을 느껴요. 남성을 만나면 이 반대로 느끼고요.”

하웁트만은 “정해진 방식이 아닌 방식으로 끌림을 느껴 훨씬 자유롭다”고 말했다.

“끌림을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느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고 나니 자유로워요. 매력을 모든 사람에게 각각 다르게 느껴요. 모든 사람이 각자 다르니까 당연하죠. 다양한 사람에게 다양한 끌림을 느껴보는 건 아주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세 사람은 몸과 마음의 끌림을 분리해 느낀다. 하지만 이상적인 목표는 하나다. 육체적, 정서적으로 모두 끌리는 대상을 찾아 진중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거다.

하웁트만은 관계 시작 전 상대가 자신의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지속적인 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끌림에 여러 종류가 있다는 걸 알면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어떤 사람은 이런 사람이 양성애자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세 사람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정확한 표현을 선택하지 못했고 그게 꼭 필요한지도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브런랜드는 “이성애자는 확실히 아니고 동성애자에 가깝지만 100%는 아니”라며 “성적 만족을 얻기 위해 유대가 필수라 ‘반성애자(데미섹슈얼)’에 마음이 간다”고 말했다.

메이는 성적 지향을 설명하는 데에 지금보다 더 다양한 용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범성애’라고 생각하지만 용어에 얽매이지 않는 편이 더 좋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일부 용어가 규정하는 특정한 범위에 가두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웁트만는 트랜스젠더이면서도 동성애자라 비교적 큰 범위의 용어 ‘퀴어’로 소개한다. 가끔 구체적인 용어를 바라는 사람을 위해 양성애자나 범성애자라고 하기도 한다.

“솔직히 신경 안 써요. 자신을 충분히 알고 있다면 분류하는 딱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Romano San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