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tal health

‘모두가 날 싫어한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와 해결책

심리학자가 모두에게 미움받는다는 느낌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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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윌리엄스+히라카와/ 게티이미지

어느 날 불현듯 주변 사람이 모두 당신을 싫어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본 경험이 있는가? 주변 사람이 애초에 당신을 좋아한 적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생각이 꼭 뒤따라 떠오른다.

우선 진정하자.

당신이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장담은 못 하겠다. 하지만 모두에게 미움받고 있을 가능성은 작다. 사실 이 순간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게 있다. 먼저 우리의 인간관계를 더 심도 깊게 이해할 수 있다. 또 무의식적으로 해로운 생각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다.

임상심리학자 키런 슈낵는 모두가 날 싫어한다고 느끼는 순간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친구가 초대를 거절할 때, 답장을 미루거나 할 생각을 안 할 때, 함께 놀다가 떠날 때.

슈낵은 VICE와 인터뷰에서 “이런 생각에 시달리는 사람은 지레짐작하는 사람”이라며 “예를 들어 친구가 ‘할머니를 봬야 한다’며 생일 파티 초대를 거절했을 때 이유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을 단지 안 좋아한다고 넘겨짚는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메신저에서 답이 짧을 때도 마찬가지다. 친구가 바쁠 수 있겠다거나 다른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로 자신에게 삐쳤다고 결론짓는다.

또 이런 사람은 불확실한 상황이 닥칠 때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성향의 사람이다. 증거가 없어도 흑백논리로 답을 내버린다. 적어도 불확실한 상황을 정리할 수 있어서다.

불안 전문가인 임상심리학자 디안테 푹스는 모두가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도는 사람마다 매우 다를 수 있지만. 그는 성장기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우린 어떤 형태로든 거절을 경험하며 산다. 특히 성장 환경이 불안정했다면 더 그렇다. 

푹스는 VICE에 “모두 인정과 소속감을 바란다”며 “그렇지 못한 상황을 마주하면 예민해지고 감정적으로 변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기에 거절을 많이 당하고 애정을 받지 못했던 사람은 자신이 부족하고 사랑받을 자격이 없고 문제가 있다고 믿는다”며 “누군가 화를 내면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기름을 붓는다”고 덧붙였다. 

어린 시절 거절을 많이 당하면 커서도 비슷한 상황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그는 “자존감이 높으면 모두가 날 싫어한다는 결론에 쉽게 도달하지 않는다”며 “반대로 자존감이 낮으면 결론에 도달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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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낵은 모두가 싫어하는 것 같은 느낌이 단순히 사회불안장애일 수 있다고 했다. 거절이나 판단, 배척을 많이 경험했다고 느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자칫 애정을 너무 갈구하거나 아예 피하는 불안정한 애착 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의 원인이 현재에 있든 과거에 있든, 이 때문에 인간관계 중 일어나는 일에 집착할 수 있다. 또 작은 일을 과대 해석하는 패턴에 빠질 수 있다. 불안한 마음을 앞세워 자신에 관한 믿음에 맞아떨어지는 신호를 찾아 헤매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책임이 당사자에게 있는 건 아니다. 슈낵은 “모두가 날 싫어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주변 인물로 인해 영향을 받아 강해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누군가 여러 관계에서 끊임없이 이런 느낌을 받거나 몇 년째 인지하고 있다면 당사자의 문제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며 “하지만 주변 사람이 마음에 상처를 주는 사람이라면 건강하지 않은 무언가가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특정 관계에서만 이런 느낌을 계속 받는다면 그 관계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느낌은 비합리적이지 않다. 건강하지 않은 관계의 결과일 뿐이다.

슈낵은 “어떤 감정을 느끼든 정상”이라며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감정에 따라 행동하고 해로운 행동을 하면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모두가 싫어하는 느낌이 해소되지 않으면 사회생활을 줄이거나 특정인을 피할 수 있다. 이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택이지만 정신건강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슈낵에 따르면 이때 스스로 무가치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는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와 같은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며 “이런 상황을 마주하면 전문가에게 상담받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특정인이나 모두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느낌은 감정이 보내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자신이나 주변인이 겪는 문제를 살펴볼 수 있다.

슈낵은 우리가 이러한 사실을 이해할 때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친구들이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 이런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라고 전했다. 

‘내 생각이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나, 단순한 추측인가?’ ‘내 생각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무엇이 있을까? 반대 증거는?’ ‘상대가 화나지 않았다면 어떤 다른 이유가 있을까?’

푹스는 화났다고 생각하는 상대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푹스는 “우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기억해야 한다”며 “무턱대고 추측하다 보면 이상한 추측에 빠져서 관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사람의 생각이 걱정되면 직접 물어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친구가 당신 때문에 실제 기분이 상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고 해도 해결할 방법은 있다. 직접 상대를 마주하고 진정한 마음으로 소통을 하면서 사과의 말을 전하면 된다.

슈낵은 “가끔 일어나는 일이니 현실적이고 열린 태도로 바라보면 마음이 더 편해진다”며 “인간에게 나약한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어쨌든 타인의 행동에 시시각각 신경을 곤두세우다 보면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물론 정말 당신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게 그렇게 심각한 문제일까?

푹스는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항상 있다”고 강조했다.

Romano Santos